Posted
Filed under Q
|| English || 中文 || view 13071 ||

여성 우선 주차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게 얼마나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제도인지는 다 알 수 있겠지만, 너무 답답해서 또 적어본다.

주차장 등에서 주차할 곳을 찾을 때, 누가 봐도 먼저 찜한 차가 있는데, 다른 차가 쏙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은 선착순이다. 또 아주 드물지만, 애매하게 두 대가 한 자리를 놓고 어쩔 줄을 모를 때에는, 흔히 이야기하는 사회적 관행에 따라 서로 양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상황에 맞닥뜨린 두 대의 차가 있다고 하자.

가. 60대 할아버지가 운전하는 차
나. 20대 젊은 여자가 운전하는 차

내가 둘 중에 한 대를 찍어서 주차하게 허용해 준다면, 어느 차를 선택할 것인가? 나는 ''번이다. 여성 우선 주차 구역이라면? 그래도 나는 ''를 선택하고 싶다. 범법이 아니라면.

가. 세 살, 네 살짜리 어린아이를 카시트에 태우고 온 30대 젊은 아빠가 운전하는 차
나. 20대 젊은 여자가 혼자 운전하는 차
 
가. 60대 할머니를 뒤에 태우고, 20대 젊은 남자가 운전하는 차
나. 40대 여성이 네 명 타고 있는데 운전자도 그 중 한 명인 차

가. 다리가 불편한 20대 남자가 운전하는 차
나. 다리가 멀쩡한 30대 여성이 운전하는 차

나라면 모든 경우 '가'를 선택하고 싶다.

도대체 어쩌자는 건가?

'전용'이 아니라, '우선'이니 운전자끼리 알아서 하란 이야기인가? 다리가 불편하다고 가서 징징거리나? 그러려고 멀쩡한 주차선 어정쩡하게 지우고, 어정쩡한 색상에 어정쩡한 로고를 그려댄 건가? 돈 들여서?

세상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확하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없는 일이 있다. 할 수 없는 것을 해낸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다.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는 것을 하겠다고 하면 '삽질'이고, 바보 같은 짓이다. 뭐 이런 일이 한둘이 아니기는 하지만, 그래서 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핑크 라인 주차장
Source: "익산시, 여성전용 '핑크라인 주차장' 확대", 연합뉴스. 2009. 4. 1.
"Q " 분류의 다른 글
교차로 꼬리물기 캠코더로 촬영할 인력이면 교통정리를 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4)2010/02/01  
아이폰에 중대 보안 결함이 발견되었다는 어느 기사를 읽고  (1)2010/02/04  
[뒷북 기사] 브리테니커 백과사전, 2007년판에 "동해 표기!"  (3)2007/05/10  
주차장이 된 아파트 주차 금지 구역  (0)2012/04/29  
[심심 설문] 초등학교의 어린이 신문 구독 신청 접수에 대한 의견 조사  (0)2010/03/03  
  ◐ 관련 글 ◑   ◐ 100일간 인기 글 ◑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RSS 2.0 feed
ATOM 1.0 feed
Tag , , , , ,
Response
You can track responses via RSS / ATOM feed
RSS 2.0 feed
ATOM 1.0 feed

woman only parking by jaehune 여성 우선주차? "여성 = 장애인"? 서울신문 2010년 5월 14일자 기사에, "‘여성 우선주차’ 男女 모두 불만"이라는 기사가 떴다. 요약하자면, 여성 입장에서는 "강제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불만이 나오고, 남성 입장에서는 "역차별"이라는 이야기 나온다는 것이다. 잠깐.. "우선주차"라는 말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맞다! 바로 "장애인 우선주차"에서 들어본 표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