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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일상의 온갖 일들은 온라인으로 하게 된다. 그중 하나가 관공서를 드나들 일이 예전보다 크게 줄게 하는 웹을 통한 각종 업무 처리이다. 단순 정보 공개부터 각종 민원의 처리, 서류 수령까지 정말 편리하고 획기적인 부분들이 많다.

은행이나 기업과 같은 민간 영역은 그렇다 치더라도, 공공 정보를 다루는 정부 부처 등 공공 기관의 웹 서비스들은 보편적 접근성을 보장하면서, 개인의 민감한 공적, 행정적 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 이런 부분들은 특별히 잘 고려되어 실제 서비스에 효과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많은 온라인 공공 서비스들이 접속 자체에 문제를 일으키고, 짜증을 유발하여, 심지어 서비스 자체의 수요를 방해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다른 데도 다 그런다고 하기에는 전문성이나 성의나 개념이 아주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초등학생 아이를 통해 학교 폭력 실태 조사 설문에 참여하라는 학교의 안내를 받았다. 개인별 인증 번호라는 것도 무슨 시리얼 넘버나 일회성 비밀번호 같은 모양으로 왔다. 해당 사이트의 안내를 보니 이 번호를 잃어버리면 담임선생님을 통해 10회까지 재발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학교에서 시킨 일이니 일단 사이트에 접속한다.

학교 폭력 실태 조사 페이지로 가기

사이트 주소로 봐서는 해당 조사 전용 페이지는 아닌 것 같고 상황에 따라 조사 내용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건 잘 모르겠다. 

사이트 URL도 'https://'로 시작하지 않는다(http://로 시작). 개인 정보는 저장되지 않으며 개인 확인은 불가하다는 설명이 무색하다. 조회할 때 학생 이름이나 학교, 학년이 모두 넘어가는데...... "눈 감고 손들어."가 생각난다.

일단 학생 본인이 하는 게 있고 학부모가 하는 게 있다. 학생을 통해 학부모에게 전달된 안내로 생각하고 학부모 항목을 가 학교를 조회했더니 니네 학교는 학부모는 해당하지 않는단다. 다시 학생으로 들어갔다.

아이패드(iPad)로 했더니 안 된다. 당연하겠지만 아이폰(iPhone)도 안 된다.

[아이패드] 학교 폭력 실태 조사 페이지

[아이패드] 학교 폭력 실태 조사 페이지

엄청 크고 황당한 일이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상이 여기뿐만 아니므로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크롬(Chrome) 브라우저로 접속했다.

우렁찬 음성 안내가 나온다. 

참고: "방문이 꺼려지는 사이트 유형 하나", 2008. 8. 25.

일부러 무슨 소리가 나기를 고대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므로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보안 프로그램

아니라 다를까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런데 5분을 기다려도 진행이 안 된다. 수동 설치를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되겠지만, 어차피 결국 이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젠 Windows 10에서는 공식적으로 지원도 되지 않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간다.

짜증 나지만 화면 안내에 따라 설치한다.

보안 프로그램

그다음 뭐하나 할 때마다 오만 군데에서 등장하며 결정적 순간에 오류를 뿜어주는 AhnLab Online Security가 뜬다. 그냥 [아니요]로 무시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이러고 들어가면 교육 동영상이 뜨고, 설문은 항목마다 문제를 읽어주는 소리가 나온다. 글을 읽을 수 있다면 음성 안내는 끄는 것이 좋다.

이런 건 본인이 해야 하므로 내가 하지는 않았다. 

사실 이런 종류의 서비스는 접근성이 최우선이고, 조사의 인터페이스가 단순하고 명료해야 한다.

학보모 같은 어른들을 대상으로 해도 그렇겠지만, 애들을 대상으로 꼭 이런 설문을 최대한 받아 보겠다고 한다면, 간편하여 스마트폰 등으로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또, 학교 실습실이나 PC방 같은 곳에서도 쉽게 접속해 신속하게 조사를 마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화면 디자인이나 구성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아무튼 쉽게 접속해서 깔끔하게 조사를 끝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정말 폭력 실태를 고발하고자 하는 학생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지원이 되는 PC와 브라우저를 찾아내,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브라우저를 재시작한 후 각종 보안 경고의 의미를 공부해, 모든 난관을 뚫고 하나하나 성실하게 대답할 것이다. 정말?

누군가 이런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들고, 점검하고, 써보고, 관리할텐데 진짜 나만 불편한건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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