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우선 주차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게 얼마나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제도인지는 다 알 수 있겠지만, 너무 답답해서 또 적어본다.

주차장 등에서 주차할 곳을 찾을 때, 누가 봐도 먼저 찜한 차가 있는데, 다른 차가 쏙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은 선착순이다. 또 아주 드물지만, 애매하게 두 대가 한 자리를 놓고 어쩔 줄을 모를 때에는, 흔히 이야기하는 사회적 관행에 따라 서로 양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상황에 맞닥뜨린 두 대의 차가 있다고 하자.

가. 60대 할아버지가 운전하는 차
나. 20대 젊은 여자가 운전하는 차

내가 둘 중에 한 대를 찍어서 주차하게 허용해 준다면, 어느 차를 선택할 것인가? 나는 ''번이다. 여성 우선 주차 구역이라면? 그래도 나는 ''를 선택하고 싶다. 범법이 아니라면.

가. 세 살, 네 살짜리 어린아이를 카시트에 태우고 온 30대 젊은 아빠가 운전하는 차
나. 20대 젊은 여자가 혼자 운전하는 차
 
가. 60대 할머니를 뒤에 태우고, 20대 젊은 남자가 운전하는 차
나. 40대 여성이 네 명 타고 있는데 운전자도 그 중 한 명인 차

가. 다리가 불편한 20대 남자가 운전하는 차
나. 다리가 멀쩡한 30대 여성이 운전하는 차

나라면 모든 경우 '가'를 선택하고 싶다.

도대체 어쩌자는 건가?

'전용'이 아니라, '우선'이니 운전자끼리 알아서 하란 이야기인가? 다리가 불편하다고 가서 징징거리나? 그러려고 멀쩡한 주차선 어정쩡하게 지우고, 어정쩡한 색상에 어정쩡한 로고를 그려댄 건가? 돈 들여서?

세상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확하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없는 일이 있다. 할 수 없는 것을 해낸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다.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는 것을 하겠다고 하면 '삽질'이고, 바보 같은 짓이다. 뭐 이런 일이 한둘이 아니기는 하지만, 그래서 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핑크 라인 주차장
Source: "익산시, 여성전용 '핑크라인 주차장' 확대", 연합뉴스. 2009.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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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여성 우선주차? 여성은 장애인이 아니잖아요?

    Tracked from 버드나무가 보는 세상~ 2010/05/17 18:54  삭제

    woman only parking by jaehune 여성 우선주차? "여성 = 장애인"? 서울신문 2010년 5월 14일자 기사에, "‘여성 우선주차’ 男女 모두 불만"이라는 기사가 떴다. 요약하자면, 여성 입장에서는 "강제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불만이 나오고, 남성 입장에서는 "역차별"이라는 이야기 나온다는 것이다. 잠깐.. "우선주차"라는 말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맞다! 바로 "장애인 우선주차"에서 들어본 표현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버드나무 2010/05/17 1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쓴 포스트 내용에 참고한 사항이 있어서 트랙백으로 보내드립니다.

  2. HW 2010/06/04 2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살다 보면 참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정책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여성 우선 주차장"이다. 얼마 전 YTN에서 이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제목의 보도를 한 적이 있다.

"유명무실 '여성우선 주차장', YTN. 2009. 8. 14.
 
여성들만 차를 대는 곳에 남성들도 막 대고 있는데, 규정에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취지의 기사이다. 비판이나 고발 보도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실 전달 보도도 아니고 좀 어정쩡한 내용이기는 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는 '전용'으로 알고 있었는데, '우선'이라는 것을 알게 된 계기는 되었다. 어디선가 '우선'이라고 계속 듣고는 있었지만 그냥 '전용'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우선'이라는 해당 주차 구역에는 남자든 여자든 누구든지 댈 수 있다는 말이다. 단, 두 대의 차가 동시에 하나의 주차 구역을 두고 눈치 싸움을 벌일 때, 이 표시가 되어 있는 곳은 여성에게 우선하라는 일종의 권고이다.

'전용'이라고 해도 기준이 애매모호하다.

여성
차 두 대를 각각 남성과 여성이 운전하고 다니다, 여성 '전용' 주차 구역에 도착한다. 여성 운전자는 자연스럽게 바로 주차한다. 그다음 차에서 내려 남성 운전자가 몰고 온 차를 대신 몰아 주차한다. 이런 경우는?

남성과 여성이 번갈아 운전하는 차량이다. 같이 타고 다닐 떄에는 십중팔구 남성이 운전한다. 단, 여성 '전용' 주차 구역에서만 잠깐 내려 주차 실력을 뽐낸다. 빠져나올 때에도 차를 뺄 때만 운전대를 잡는다. 이런 경우는?

남성과 여성이 번갈아 운전하는 차량이다. 주차장에 도착할 때까지는 여성이 몰고 오고 주차도 했다. 그리고 키를 남성에게 건넨다. 서로 볼 일이 있어 나갈 때는 남성이 몰고 나가야 한다. 이런 경우는?

만약 '전용' 주차 제도가 강제성이 있어, 과태료 등을 부과한다고 하면, 위 경우 말고도 몇 가지 따져봐야 하는 사례가 있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일단은 '우선'이다. 어느 블로그 기사 에도 언급이 있다.

관공서를 다니다 보면 특이한 주차선이 있습니다. 핑크색으로 그려 있고 가운데는 마치 여자화장실 표시 같은 모양이 있습니다. 이게 뭐 하는 것이냐 하믄... "여성우선주차장"이란 것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여성 '전용' 이 아닌 '우선'이라는데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성만 주차 가능한 공간으로 오해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관공서에서는 해당 주차장을 '"여성운전자와 마주쳤을 경우 양보해달라"는 정도의 의미'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이와 관련해서 쓴 글에서도 그랬지만, 정말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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