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 정말 어렵다. 우리나라 한글 맞춤법 5장은 띄어쓰기에 관한 것이다. 그냥 보면 제대로 된 원칙과 규정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겠지만, 사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원칙'과 '허용'이 동시에 존재하는 항목들이 많아, 사람들 간에 의사소통용 문서를 작성할 때에는 서로 일관성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고 심하면 다투기도 한다.

특히, 각각 사람의 이름을 제외한 고유 명사와 전문 용어를 다루고 있는 한글 맞춤법 5장의 49항과 50항은 어찌보면 있으나 마나 한 것이 되기도 한다.

한글 맞춤법 제49항

규정을 보면 49항은 고유 명사는 띄어 써도 되고(원칙) 안 써도 된다(허용). 다만, 다 붙인다고 하더라도 단위별로는 띄어 쓰도록 하고 있지만, '단위'에 대한 정의가 없다.

한글 맞춤법 제50항

전문 용어를 다룬 50항에서도 원칙과 허용이라는 구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냥 마음대로 쓰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 전문 용어에 대한 정의도 없다.

그래서 편한 대로 쓰는 개인이나 조직의 경우 '허용'이라는 문구를 가장 큰 원칙의 근거로 삼는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법 조문이 그렇듯 간략하게 명시되어 있는 문구 자체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돕기 위해 '해설'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여기에 보면 '단위', '전문 용어'의 개념도 알 수 있다.

한글 맞춤법 제49항 해설
한글 맞춤법 제50항 해설

하지만, 해설을 잘 이해했다 하더라고 현실에서 글쓰기를 하다 보면, 어떻게 해야 할 지 헷갈리는 경우를 수시로 만나게 된다. "서울대공원관리사업소"는 단위별로 다시 분리가 될 것 같기도 하고, "노래부르기"가 전문 용어이면 이 세상에 왠만한 복합 명사는 모두 전문 용어라고 봐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좀 더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원칙과 규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이런 원칙이 지켜지면 좋겠다. 적어도 관공서가 다루는 문서나 등록된 방송, 신문사의 경우는 반드시 지켰으면 한다. 이런 조직에서 굳이 한글 맞춤법 규정을 따르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이런 이유로 한글 맞춤법 규정을 따르지 않고, 우리 나름대로 이런 식으로 쓴다는 원칙만이라도 공지했으면 한다.

일반인들의 경우는 원칙과 허용 사이에서 적절한 자기 판단에 의해 띄어쓰기를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적어도 같은 글 안에서는 같은 방식이 적용되도록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는 있다.

어떤 경우든 어렵고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런 원칙을 만들고 지키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자율적으로 쓰고 싶은대로 쓰게 두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답을 모르겠다.

참고로, 띄어쓰기에 대한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이해하고 싶다면 국립 국어원 의 표준 국어 대사전 편찬 지침 중 띄어쓰기 편을 보기 바란다. 거의 10년 전 자료이고, 실제 표준 국어 대사전에 100% 그대로 반영된 것은 아니라지만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참고로 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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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원인가 오만 원인가

Q RSS Icon ATOM Icon 2009/02/28 13:59 || English || view 4904 ||



신사임당 초상을 채택한 새로운 지폐가 2009년 6월부터 유통된다고 한다. 5만 원권이다.

오만 원

최첨단 위조 방지 기술이 들어갔다면서 새로운 고액권의 등장, 여성 인물을 채택한 점 등 다양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내 눈이 간 곳은 바로 "오만원"이라는 글자이다. 이미 발행되어 쓰고 있는 다른 종류의 지폐도 있기 때문에 특이할 것은 없지만, 이번 기회에 더 주목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한글 맞춤법 제5장 띄어쓰기 규정에 보면 제2절 에 단위를 나타내는 말에 대한 설명이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오만원"이 아니라 "오만 원"이다. 국립 국어원의 표준 국어 대사전에서 "원"의 예에도 보면 "용돈으로 만 원을 받다/천 원으로 과자를 사 먹었다."라고 되어 있다. 단, "50,000원"처럼 아라비아 숫자와 같이 쓸 때에는 붙여 쓴다.

영수증이나 차용증처럼 금액 자체의 표기가 중요한 경우에는 원 앞에 여백을 두어 숫자나 글자를 덧대는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붙여 쓰기는 한다.

우리야 붙여 쓰나 띄어서 쓰나 인생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겠지만, 그래도 공신력있게 국가나 공기관의 이름으로 나오는 모든 산출물에는 이런 것 하나도 원칙을 준수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건 그렇고 "동 주민 센터"1라는 말은 누가 만든 것일까? 궁금하다.

  1. 국립 국어원의 표준 국어 대사전에는 새 정부 들어 개편된 행정 조직에 따른 정부 부처 명칭들이 모두 반영되어 있지만,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그보다 훨씬 전에 바뀐 "동 주민 센터"는 없고 "동사무소"는 그대로 있다.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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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랑이 2009/03/02 0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입장에서는 '오! 만원!!' 이 맞는 표현 같습니다..ㅜㅜ




노트북 컴퓨터의 상대 개념이나 바탕 화면 등의 의미로 사용되는 "desktop"은 좀 없어 보이지만 데스크탑이 아니라 데스크톱이라고 쓴다.

참고: 바탕 화면(O), 바탕화면(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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