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용'이 아니라 여성 '우선' 주차장이구나

2009/08/15 11:59
살다 보면 참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정책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여성 우선 주차장"이다. 얼마 전 YTN에서 이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제목의 보도를 한 적이 있다.

"유명무실 '여성우선 주차장', YTN. 2009. 8. 14.
 
여성들만 차를 대는 곳에 남성들도 막 대고 있는데, 규정에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취지의 기사이다. 비판이나 고발 보도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실 전달 보도도 아니고 좀 어정쩡한 내용이기는 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는 '전용'으로 알고 있었는데, '우선'이라는 것을 알게 된 계기는 되었다. 어디선가 '우선'이라고 계속 듣고는 있었지만 그냥 '전용'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우선'이라는 해당 주차 구역에는 남자든 여자든 누구든지 댈 수 있다는 말이다. 단, 두 대의 차가 동시에 하나의 주차 구역을 두고 눈치 싸움을 벌일 때, 이 표시가 되어 있는 곳은 여성에게 우선하라는 일종의 권고이다.

'전용'이라고 해도 기준이 애매모호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차 두 대를 각각 남성과 여성이 운전하고 다니다, 여성 '전용' 주차 구역에 도착한다. 여성 운전자는 자연스럽게 바로 주차한다. 그다음 차에서 내려 남성 운전자가 몰고 온 차를 대신 몰아 주차한다. 이런 경우는?

남성과 여성이 번갈아 운전하는 차량이다. 같이 타고 다닐 떄에는 십중팔구 남성이 운전한다. 단, 여성 '전용' 주차 구역에서만 잠깐 내려 주차 실력을 뽐낸다. 빠져나올 때에도 차를 뺄 때만 운전대를 잡는다. 이런 경우는?

남성과 여성이 번갈아 운전하는 차량이다. 주차장에 도착할 때까지는 여성이 몰고 오고 주차도 했다. 그리고 키를 남성에게 건넨다. 서로 볼 일이 있어 나갈 때는 남성이 몰고 나가야 한다. 이런 경우는?

만약 '전용' 주차 제도가 강제성이 있어, 과태료 등을 부과한다고 하면, 위 경우 말고도 몇 가지 따져봐야 하는 사례가 있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일단은 '우선'이다. 어느 블로그 기사 에도 언급이 있다.

관공서를 다니다 보면 특이한 주차선이 있습니다. 핑크색으로 그려 있고 가운데는 마치 여자화장실 표시 같은 모양이 있습니다. 이게 뭐 하는 것이냐 하믄... "여성우선주차장"이란 것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여성 '전용' 이 아닌 '우선'이라는데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성만 주차 가능한 공간으로 오해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관공서에서는 해당 주차장을 '"여성운전자와 마주쳤을 경우 양보해달라"는 정도의 의미'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이와 관련해서 쓴 글에서도 그랬지만, 정말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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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전용 주차 구역이라는 것이 있군요

2009/04/01 17:19

뉴스를 보다 보니 서울시에서 여성 전용 주차 구역을 지정하기로 했다는 소식 이 있었다. "여성이 행복한 도시", 줄여서 "여행 도시"를 만드는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다고도 한다. 3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건물 내 및 부설 주차장 공간에 20% 이상(노상은 10 % 이상) 여성 전용 주차장을 설치토록 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을 방침이란다. 여성부로부터 전국 제1호 여성 친화 도시로 지정되었다는 전라북도 익산시에서는 이런 공간을 "핑크 라인 주차장" 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보도를 보면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주차장 등 다소 폐쇄적인 공간에서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운전에 서툴러 주차가 어려운 여성들에게 조금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백화점 같은 곳에 가보면 여성 전용 주차장이라는 곳이 있다. 남성 운전자가 차를 몰고 들어가면 다른 층으로 보내고, 여성 운전자가 차를 몰고 들어가면 주차를 허용한다. 출입의 유일한 조건은 운전자의 성별이다. 어린이를 동반하든, 노약자를 동반하든, 여럿이든, 혼자이든 판단 기준은 오로지 운전자의 성별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백화점 입구에서 운전자를 아무나 일단 여성으로 바꾸기도 한다. 나올 때는 또 상관없으니 아무나 운전하고 나오면 된단다.

그렇다면, 여성 전용 주차 구역에서는 판단 기준이 뭘까? 당연히 운전대를 잡은 사람의 성별일 것이다. 자동차 소유주가 여성일 필요도 없고,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탄 것을 기준으로 삼을 리도 없다.

주차선이 있는 곳까지 남성이 운전하고, 주차만 여성이 하면 되는 건가?

답답하다.

조언: 대기업 사장님들 운전 기사를 모두 여성으로 바꾸시면 주차하기 수월해 지시겠네요.
부탁: 그렇다고 남성 운전 기사를 해고하지는 마시고, 혼성으로 태우고 다니시면 좋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ource: "익산시, 여성전용 '핑크라인 주차장' 확대", 연합뉴스. 2009. 4. 1.

여담: 위 사진의 운전자처럼 저렇게 넓은 주차 구역 안에서도 주차를 제대로 못하면 안 된다. 앞 부분이 주차선에 걸쳐 있어서 옆 차에 불편을 주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주차 좀 잘 했으면 고맙겠다.1

  1. 일부러 주차를 못 하는 척 연출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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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곽밥 2009/04/01 18:23

    개개인의 암묵적인 약속만 잘 지켜질수 있으면 괜찮은 시행안 같기도 한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더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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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k Chulwoo (박철우) 2009/04/01 19:15

      그냥 심심해서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2. Mindows 2009/04/01 21:42

    여성전용주차구역
    장애자용주차구역
    여성운전자는 장애자 수준이구나.
    그래서 김여사가 유명..?..??... -_-;

    핑크라인으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차량은 모두 여성운전자....
    강도, 변태, 강간범들에게는 유익한 좋은정보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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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k Chulwoo (박철우) 2009/04/01 21:54

      그 옆에 서있다가는 잠재적 범죄자로 오인될 수도 있습니다.

  3. 조성훈 2009/04/05 15:04

    '주차를 못하는' 여성을 배려하는 것은 좋지만, 저는 역차별이라는 생각만 듭니다. 남성이 선천적으로 여성들보다 공간지각능력이 더 좋다고 하지만, 이렇게 하려면 차라리 운전면허시험 중에서 주차시험을 강화하는게 낫겠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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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honsim 2009/04/30 12:55

    요즘 서울시와 여타 지방 자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여성전용 주차공간" 제도에 대해 적극 찬성하는 사람입니다.

    여성은 기본적으로 운전능력이 초보운전자 수준 이하이고, 지각능력이나 활동능력도 장애인 이하급 수준이기 때문에 일반인 보다 훨씬 더 넓은 전용 주차라인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와 여타 지방 자치단체의 수장들은 여성의 이런 생물학적 수준과 사회적 위치를 고려하여 이에 맞춘 적절한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여성들은 겉보기에는 사지 온전하고 멀쩡해 보이지만, 실상은 일반인과 똑 같은 서열에 서서 활동할 수 없을만큼 연약한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저렇게 정책적으로 보호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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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k Chulwoo (박철우) 2009/04/30 13:59

      남성들도 그런 부류가 많습니다. 그러니 남자, 여자로 나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렇게 나누는 것은 정말 힘들기 때문에 남자, 여자로 나누는 것입니다. 남과 여로 구분하여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 앞서 말한 그런 부류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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